저작권은 등록 없이 생긴다 — 무방식주의와 저작인격권 정리

 오늘 공부 기록

  • IPAT: [USER 학습 시간 — 예: 약 70분] (제2편 4장 §1~§3 저작권)

1. 저작권은 만든 순간 발생한다 — 무방식주의



오늘 책에서 가장 먼저 머리에 박힌 한 줄. 저작권은 특허·실용·디자인·상표와 다르게 출원·등록 없이 창작 즉시 발생한다. 무방식주의라고 한다.

특허는 출원·심사·등록 3단계. 디자인도 비슷. 상표는 한 트랙이지만 출원·심사·등록은 거친다. 그런데 저작권만 "만들면 끝"이다. 왠걸, 4 산업재산권이랑 트랙 자체가 다르다.

저작물의 정의는 저작권법 제2조 1호.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여기서 핵심 3요소:

  • 인간의 사상·감정 ← AI·동물 작품은 저작물 X
  • 표현된 것 ← 아이디어 자체는 보호 X (아이디어-표현 이분법)
  • 창작성 ← 최소한의 개성이 있으면 충족

저작물 종류 9가지: 어문·음악·연극·미술·건축·사진·영상·도형·컴퓨터프로그램.

본인 SCI 논문 14편 = 어문 저작물. 발표 슬라이드·차트 = 도형 저작물. 회사 보고서 = 어문. 회사 코드 = 컴퓨터프로그램.

그런데… 회사 시절에 작성한 코드·보고서·논문이 다 저작권 영역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모두 "회사 자산"이라고만 막연하게 인식했다. 사실 그게 업무상 저작물 규정에 따라 회사 귀속이 된 거였다.


2. 저작자 vs 저작권자 — 그리고 업무상 저작물의 4요건



저작자는 저작권법 제2조 2호. "저작물을 창작한 자". 자연인 원칙이다. 사실관계로 인정되고, 등록·계약과 무관하다.

저작권의 발생은 제10조 2항. 창작과 동시에 권리 발생. 등록은 별도이고 강제도 아니다. 산업재산권의 방식주의(출원·심사·등록 후 권리)와 정반대다. 베른협약의 원칙이다.

업무상 저작물은 제9조. 법인 등 사용자의 기획하에 업무상 종사자가 작성하고, 법인 명의로 공표된 저작물 → 법인이 저작자다.

4요건 동시 충족이어야 한다:

  1. 법인 등 사용자의 기획
  2.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작성
  3. 업무상 작성한 저작물
  4.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

임직원이 업무 외에 개인적으로 작성한 저작물은 해당 저작자 본인 것. 회사에 귀속되지 않는다.

오늘 이걸 보면서 한 줄 적었다. 회사 다닐 때 내가 쓴 코드·보고서가 회사 명의로 공표됐는지 한 번도 확인 안 했다. 만약 "법인 명의 공표" 4요건 중 하나라도 빠졌으면 그건 내 저작권일 수도 있었던 셈이다.


3. 저작권의 내용 — 인격권 3종 + 재산권 7종



저작권 = 저작인격권 + 저작재산권 + 저작인접권. 인격권 3종, 재산권 7종.

저작인격권 (제11조~제13조) — 양도 불가

  • 제11조 공표권: 저작물을 공표할지·언제·어떻게 할지 결정
  • 제12조 성명표시권: 실명·이명으로 표시할 권리
  • 제13조 동일성유지권: 저작물의 내용·형식·제목 위치 권리

저작인격권은 일신전속. 양도·상속 X (제14조). 저작자 사망 시 소멸한다. 단 사후에도 침해받지 않을 권리는 보호 (제14조 2항).

저작재산권 (제16조~제22조) — 양도 가능

  • 제16조 복제권: 저작물을 복제할 권리 (인쇄·녹음·녹화·디지털)
  • 제17조 공연권: 공연·상연·연주할 권리
  • 제18조 공중송신권: 방송권·전송권·디지털음성송신권 통합
  • 제19조 전시권: 미술·사진·건축 저작물 전시
  • 제20조 배포권: 원본·복제물의 양도·대여
  • 제21조 대여권: 영리 목적 음반·프로그램 대여
  • 제22조 2차적저작물작성권: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

저작재산권은 양도·상속·이용허락 가능 (제45조). 그래서 SCI 저널 양도 동의서가 의미를 갖는다.


4.양도 동의서 

오늘 가장 찝찝했던 회상이다. SCI 논문 14편 출판하는 동안 매번 저작권 양도 동의서에 사인했다. 그런데 한 번도 그 내용을 읽지 않았다. 그냥 "이거 사인하셔야 합니다" 하면 사인했다.

오늘 처음 알았는데 저작권 양도 동의서는 저작재산권 양도를 의미한다. 인격권은 양도 X라서 그대로 본인 것. 그러니까 14편 논문에서 내가 양도한 건 출판사·저널에 그 논문을 복제·공중송신·배포할 수 있는 권리다. "내가 그 논문 저자다"라는 성명표시권은 그대로 내 것이다.

그런데 막상 양도 동의서를 자세히 안 읽었으니 어떤 권리를 어디까지 양도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박사 학위가 옆 영역의 무지를 가려주지 못한다는 걸 또 한 번 확인한 셈이다. 회사 다닐 때 KIPRIS 검색 안 한 거랑 같은 패턴이다.



5. 마무리 + 내일 (D-8, 5/15 금)

내일은 저작권 §4~§7.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저작권 보호기간·저작권 제한·저작인접권. 보호기간이 다른 산업재산권과 또 다르다. 저작자 사후 70년이라는데, 그러면 베토벤은 1827년 사망 후 1897년에 저작재산권 소멸. 그래서 지금 베토벤 5번을 누구나 연주·녹음할 수 있다.

책을 덮으면서 한 줄 더 적었다.

저작권은 만든 순간 발생한다. 그런데… 그걸 알고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엔지니어가 본 저작권 — 논문 낼 때 서명한 그 동의서의 정체

저작권은 박사 과정에서 직접 부딪혔던 영역이다. 논문을 학술지에 낼 때마다 저작권 양도 동의서(copyright transfer)에 서명했는데, 그때는 형식적 절차로만 여겼다. 저작권을 제대로 공부하고 나니, 그게 저작재산권을 출판사에 넘기는 행위였고 정작 저작인격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은 양도되지 않고 저자에게 남는다는 걸 알았다. 내 이름으로 나간 논문을 내가 마음대로 다시 쓰지 못하는 이유, 그러면서도 '저자 표시'는 영원히 내 권리인 이유 — 그 두 권리가 분리된다는 걸 그때 알았다면 동의서를 다르게 봤을 것이다. 저작권을 '재산권'으로만 외우면, 양도해도 남는 인격권을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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