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등록요건과 식별력 — 회사 로고 ®/™ 10년간 몰랐던 직장인 정리
지난(D-21) 글에서 디자인권 챕터를 종결하면서 "다음 글은 D-19 헤이그 시스템·파리조약 우선권"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9일 동안 책상 앞에 다시 앉지 못했다. OPIc 시험이 한 주를 통째로 가져갔고, 그 주에 약속이 3개 잡혔고, 주말엔 경조사가 있었다. 자격증 단일 트랙으로만 살 수 없는 시기다.
오늘 다시 책을 펼치면서 흐름을 살짝 바꿨다. 헤이그를 한 글 더 미루고, 상표권 1장을 먼저 진입하기로. 이유는 단순했다. IPAT 2급 출제 비중을 다시 보니 상표권이 디자인권보다 무거웠다. 디자인권 마지막 단원에서 보호 기간이 등록일 기준이라는 점을 박았는데, 상표권도 등록일 기준이지만 갱신 무한이라는 결정적 한 글자 차이가 있다. 이 차이가 보호 기간 자체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오늘 공부 기록
- IPAT: 약 60분 (제2편 3장 §1~§3)
- 품질경영기사: 0분 (5/12 → 7/22 미룬 후 우선순위 하향)
1. 상표 정의와 종류 — 13유형이 한 줄에 담기는 이유
상표는 한 줄로 "상품·서비스의 출처를 식별하는 표지"다. 이 한 줄이 13가지 유형을 한 번에 흡수한다.
| 유형 | 예 |
|---|---|
| 글자상표 | "삼성·카카오" |
| 도형상표 | 나이키 스우시 |
| 복합상표 | 글자+도형 결합 |
| 입체상표 | 코카콜라 병 형상 |
| 소리상표 | 인텔 5음 시그널 |
| 색채상표 | 티파니 블루 |
| 홀로그램·동작·위치상표 | 신용카드 홀로그램, 토스 지폐 흔들림 등 |
| 서비스표 | 음식점·은행 등 서비스업 표지 |
| 단체·증명·업무표지 | 농협·KS인증·KT업무 등 |
이 13유형이 한 줄로 묶이는 이유는 식별 기능 하나다. 외관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출처를 가르기 때문에 권리가 된다. 디자인권은 외관이 새로워서 권리이지만, 상표권은 외관이 못생겨도 식별만 되면 권리다. 이 비대칭이 두 권리의 모든 차이를 만든다.
2. 등록요건 — 식별력(적극) + 부등록사유(소극) 두 축
요건은 두 축으로 갈라진다.
적극 요건 — 식별력 (특별현저성, 제33조 제1항)
- 본질적으로 식별력 있는 표지: 조어상표·임의선택상표
- 본질적으로 식별력 없는 표지가 사용에 의해 식별력 취득: 제33조 제2항
- 식별력 없는 7유형 (제33조): 보통명칭·관용표장·기술표장·현저한 지리적 명칭·흔한 성·간단·기타 식별력 부재
소극 요건 — 부등록사유 (제34조)
- 21가지. 대표 4가지만 박았다.
- 국기·국장·국제기구 표장
-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상호
- 공공질서·선량한 풍속 위반
- 선출원·선등록 상표와 동일·유사
핵심 함정. 식별력 부재(제33조)와 부등록사유(제34조)는 둘 다 등록을 막는다. 그래서 시험에서 "식별력 없으면 부등록사유에 해당한다" 같은 보기가 나오면 ❌. 두 조항은 서로 다른 사유고, 한 표장이 둘 다 걸리는 경우도 있다.
3. 권리 — 등록일+10년 + 갱신 무한
여기가 오늘의 1순위 함정이다.
| 권리 | 존속기간 |
|---|---|
| 특허권 | 출원일+20년 |
| 실용신안권 | 출원일+10년 |
| 디자인권 | 등록일+20년 (1회) |
| 상표권 | 등록일+10년 (갱신 10년 단위 무한) |
상표권이 갱신 무한인 이유는 권리의 본질에서 온다. 디자인은 외관이라 시간이 지나면 새로움이 사라진다. 그래서 한 번에 20년이고 끝이다. 상표는 출처 식별이라 시간이 지나도 식별 기능이 유지되는 한 권리도 유지되어야 한다. 코카콜라 상표가 1893년 등록 후 130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있는 게 이 구조 때문이다.
이걸 한 문장으로 박는다. "외관 권리는 새로움이 다하면 죽고, 식별 권리는 식별이 살아있는 한 산다." 이 문장 하나가 디자인권·상표권 비교 문제 5개를 다 뚫는다.
4. 본인 무지 인정 + 실수담
10년 직장 다니면서 우리 회사 로고가 상표 등록되어 있는지 한 번도 확인한 적이 없었다. 명함 한 장 들고 다녔지만 그 명함의 회사 로고가 ®인지 ™인지 한 번도 안 봤다. SCI 논문 14편을 쓰는 동안에도 회사 이름 옆에 어떤 표기를 써야 하는지 한 번도 진지하게 본 적이 없었다. 박사 학위가 있다는 게 IP 영역에서는 무지를 가려주지 못한다는 걸 IPAT 공부 시작하고 2주 만에 두 번째로 깨달았다. 첫 번째는 D-17 글에서 박은 신규성 의제 12개월. 두 번째가 오늘이다.
오늘 학습 중 가장 헷갈린 한 가지는 디자인권 등록일+20년과 상표권 등록일+10년이었다. 둘 다 '등록일 기준'이라 한 묶음으로 외우려 했는데, 한 번 종이에 옮겨 적은 후 다시 보니 진짜 차이는 시작점이 아니라 갱신 가능 여부였다. 디자인은 한 번에 20년이고 끝, 상표는 10년 단위로 무한. 시작점만 보면 헷갈리지만 갱신을 보면 답이 한 줄로 떨어진다. 종이에 옮겨 적기 전에는 이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세 줄로 정리하면 결국 상표권은 외관이 아니라 표시 기능이라는 한 점에서 모든 게 갈라진다. 이 점을 놓치면 식별력·갱신·부등록사유가 따로 떠다니지만, 이 점을 잡으면 한 줄에 묶인다.
5. 내일 (D-11, 5/12 화)
- IPAT 제2편 3장 §4~§7: 출원·심사·이의신청·갱신·심판 (1장 종결)
- 핵심: 디자인권 일부심사·실체심사 두 트랙과 비교 — 상표는 한 트랙
9일 동안 책상에서 멀어졌지만, 멀어진 시간이 챕터 진입을 더 가볍게 만들었다. 50분짜리 단원이지만 등록일+10년·갱신 무한 이 한 가지만 박아도 한 문제 잡는다. 디자인권에서 등록일+20년을 박은 다음에 상표권에서 등록일+10년을 박으니 두 권리 비교 문제가 한꺼번에 풀린다.
법은 한 글자 차이로 답이 갈리는 영역이라 했는데, 오늘 그 한 글자가 권리의 수명을 무한으로 늘렸다.
엔지니어가 본 상표권 — 회사 로고가 ®인지 ™인지 10년간 몰랐다
부끄럽지만 회사를 10년 다니면서 우리 회사 로고가 등록상표(®)인지 미등록(™)인지 한 번도 확인한 적이 없었다. 명함에도 장비에도 로고가 박혀 있었는데, 그게 법적으로 어떤 상태인지는 관심 밖이었다. 상표권을 공부하며 ®는 특허청 등록을 마친 상표, ™는 사용 중이지만 미등록 상표라는 걸 알고 나서야, 회사 자료의 그 작은 기호가 다르게 보였다. 식별력(§33)과 부등록사유(§34)도 추상적 법조문이 아니라 '왜 우리 회사가 그 이름으로 등록받을 수 있었나/없었나'의 문제였다. 현장에서 매일 보던 로고 하나가, 공부를 하고 나니 권리의 덩어리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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